기사등록 : 2018.05.11 09:32

백악관, PVID 접고 다시 CVID로…核담판 '합의 가능성' 높이기

폼페이오 방북 계기로 트럼프 행정부가 'CVID'를 공식목표 삼아
비핵화 협상 수위 낮춘 듯…폐기범위를 핵과 ICBM으로 한정할 듯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이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의 일정과 장소를 확정하면서 북한 비핵화의 목표를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로 공식 정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2일 취임 일성으로 제시해 새로운 반향을 일으켰던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대량파괴무기 폐기) 목표를 접고 기존의 입장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볼 수 있다.

폼페이오 CVID PVID 언급(CG)
폼페이오 CVID PVID 언급(CG)[연합뉴스TV 제공]

백악관은 10일(현지시간) 북한에 장기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억류자 3명의 귀환조치와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CVID 목표 달성을 위해 미 행정부가 이미 이룩한 상당한 진전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외견상으로는 백악관이 그동안 견지해온 CVID 목표를 재확인한 것이어서 특별히 새롭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최근의 PVID 논란을 감안할 때 대북 정책기조와 관련한 중요한 함의를 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이 제시한 PVID는 '영구적 핵폐기'를 강조한 것으로, '완전한 핵폐기'에 초점을 맞춘 기존의 CVID보다 한층 강력한 비핵화 개념으로 여겨졌다. 북한의 핵 위협에서 영구적으로 벗어나기 위해 전례없는 강도의 사찰과 검증 프로세스를 밟아나겠다는 의지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 책사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핵무기 뿐만 아니라 생·화학무기까지 아우르는 대량살상무기(WMD) 폐기를 강조하면서,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과의 사전조율에 순조롭지 못한 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PVID라는 표현 대신 'CVID'라는 표현을 쓴 것은 북한을 향한 압박의 강도를 낮추고 정상회담에서 의미있는 비핵화 합의를 도출해내려는 전략적 '목표조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핵화 관점에서 CVID와 PVID가 크게 다르지 않은 개념이지만, '협상'의 측면에서는 단순한 수사를 넘어서는 외교적 함의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달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룰 '폐기' 또는 '중단' 대상을 생화학무기까지 포괄하지 않고 핵무기 및 핵물질과 핵 프로그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정도로 압축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미국의 이 같은 기류 변화는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을 계기로 표면화됐다. 지난 8일 억류된 미국인 송환을 위해 두 번째 방북길에 오른 폼페이오 장관이 기자들에게 CVID라는 표현을 사용한데 이어 백악관도 'PVID'라는 용어 대신 'CVID'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라즈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인디애나로 가는 에어포스원에서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기자들에게 "회담의 목표는 여전히 한반도의 영구적인 비핵화"라고 말했으나 이후 백악관이 대변인실 명의로 배포한 자료에선 "북한과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CVID"라고 명시했다.

이처럼 백악관이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 협상의 허들을 낮추면서 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 전망에 대해 "성공"을 자신하는 발언을 거듭한 것은 비핵화 문제를 놓고 양측이 상당한 접점을 찾았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10일 북한 억류자 귀환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북한 비핵화를 언급하면서 '전체(entire)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외교가에서 다소 논란이 일고 있다.

한반도 비핵화는 북한이 그동안 북핵 폐기가 아니라 핵우산까지 포함한 주한미군의 전략자산 전개까지 겨냥한 측면이 있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상응해 주한미군 운용과 관련한 '중대한 양보'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나오고 있는 것.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부터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비핵화를 의미상에 큰 차이 없이 병용해왔다는 게 외교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매파'중의 '매파'인 볼턴 보좌관도 최근 북한을 향해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하면서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폐기를 강조한 바 있다.

<출처>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8/05/11/0619000000AKR201805110928000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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