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6.10.07 10:40

[편집실에서] 3만원, 5만원, 10만원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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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또는 제삼자를 통한 부정청탁금지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지난 28일 시행에 들어갔다.

 

제정 당시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만큼 그 법률 이름도 길다. 그래서 일명 ‘김영란법’으로 통한다. 대한민국 4만여 크고 작은 기구 종사 자들이 이 법의 적용 대상에 들어간다. 상한선이 3만 원, 5만 원, 10만 원으로 최소한 의 예외를 두고 있지만, 그 금액 때문에 이런 법이 만들어졌다고 보는 이는 없다. 어쩌다가 우리나라가 이런 법을 만들어야 할 지경에 이르렀는지 안타깝기도 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것이 이해가 되고 관용이 베풀어진다. 최근 우리나라의 굵직한 뉴스를 보면 이 김영란 법 제정이 만시지탄이 아닐 수 없다.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덮고 살아온 것이 잘 못 된 것임을 이제야 알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하는 지도층에서 일어난 부끄러운 사건, 기업대표가 방만한 경영으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초래하고, 엄연한 삼권분립 국가에서 제4부라고 일컫는 언론인의 부도덕함 같은 민망할 지경의 뉴스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촌지의 수준이 도를 넘어 돈으로 포장된 성적표가 만들어진다면 백년대계는 물 건너간 것이다. 이런 비리가 들추어지면 일단은 하나같이 또 오리발이다. 유죄나 무죄의 판결권도 또 다른 힘으로 조정 가능했기 때문이다.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이 해마다 발행하는 세계경쟁력보고서에 의하면 OECD 34개국 중에 한국이 부정부패 지수에서 9위를 차지했다. 경제성장 세계 상위권의 나라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보고서 기초자료 설문에는 자국의 공적자금이 얼마나 많이 불법적으로 유용되는지, 정치인의 윤리적인 잣대가 어떻게 평가되는지, 기업간에 뇌물은 얼마나 많이 오고 가는지 등의 질문이 포함됐다고 한다. 크든 작든 기업을 하면 비즈니스라는 이름으로 비정상적인 거래가 당연한 ‘의전’으로 이루어진다. 고위직의 권력과 금권의 횡포로 힘없는 사람의 목숨을 좌우하기에 거기에서 살아 남기 위하여 손을 비빌 수밖에 없는 나라가 한국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 언론인, 교사 등에게 3만원 넘는 밥을 사주지 말라는 법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힘 있고 돈 있는 조직에도 나름의 감찰이나 자정기구가 없지 않지만 제대로 운용이 안 된다는 것이다. 일부이지만 감찰기관은 감찰이라는 권한으로 더 큰 힘이 생기고, 감시기구는 부실감독이라는 또 다른 비리를 양산했다는 것은 누구도 아니라 할 수 없다. 직위나 경제적 계층 간의 불균형이 심화하고 그에 따른 최소한의 평균을 위해서는 뇌물이나 접대로 사다리를 만들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문제일 수밖에 없다. 김영란 법이 얼마나 역할을 할지 기대가 된다. 한참 뒤에라도 ‘법 참 잘 만들었다’ 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여기에 살면서 ‘안 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는 자조적인 말을 자주 듣는다. 거기에는 뒷거래가 필요하다. 좀 더 나아지기를 희망하며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거기에 비하면 대한민국은 깨끗한 나라다. 

 

이번에 시행된 김영란법이 시행 초기부터 다소의 혼란이 가져올 수도 있겠지만, 모두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감을 해야 한다. 물론 사람 살아가는 마당에 인정을 베풀고 인사를 하는 것을 법으로 규정해서야 되겠느냐는 이견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과거의 인정이나 인사치례가 정말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베풂이었는지 돌이 켜 볼 필요가 있다. 더 맑은 세상 더 나은 질서 확립을 위해서는 잠시의 혼란은 감수해야 할 것이다.

 

[남미한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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