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6.08.09 22:59

엘깔라파떼의 한인 운영 ‘린다비스따‘ 아파트 호텔

아르헨티나 남부 산따끄루스(Santa Cruz) 주 작은 도시 엘깔라파떼(El Calafate, 이하 깔라파떼), 빙하로 유명한 깔라파떼에는 2003년 1월부터 13년여 한인이 운영하는 호텔 '린다비스따(Linda Vista)'가 있다.
 
린다비스따는 3성급 아파트호텔로, 모두 다섯 동이고, 프런트와 식당을 겸하는 한 동과 지상 2층 네 동이 운영 중인데, 각 숙소동은 1층에는 4~5인실 둘이 2층에는 2~3인실 하나가 있다.
 
린다비스따는 시내 중심가에서 500미터 정도 떨어져 있으면서 교통량이 적어 조용히 쉬기에는 딱 좋은 곳이다.
 
숙소는 고급스럽다기보다는 시골에 직접 지은 별장이 연상되는 소박 하면서 편안한 분위기이지만, 아무렇게나 지은 것이 아닌 것을 알아볼 수 있다.
 
세계 각국에서 깔라파떼를 찾은 투숙객이 린다비스따를 체크아웃하며 하는 인사는 언어는 달라도 '편안히 잘 쉬다 간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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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다비스따는 의류업과 관광업을 함께하는 권혁태 씨가 1996년, 칠순 기념으로 모친(2008년 작고)을 모시고 뻬리또 모레노 빙하를 관광하며 시작됐다.
 
권 대표의 모친은 깔라파떼를 돌아보고 "빙하가 너무 좋은데, 이곳을 찾는 이들이 집처럼 편안히 쉬었다 갈 수 있는 호텔을 하나 지을 것"을 제안했고, 5년 후인 2001년 대지를 구매해 2001년 말부터 공사를 시작, 1년여 만에 완공하고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호텔 경영을 맡고 있는 권 대표의 동생 권명숙 씨는 "날마다 (어머니의) 소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동생 권 씨는 1998년 오빠의 권유로 아르헨티나로 이주했고, 현재까지 호텔 경영을 맡고 있는데, 체크아웃하는 세계 각국의 투숙객들이 집처럼 편안히 쉬다 간다는 인사와 함께 유럽, 북미를 방문하면 꼭 자기 집에서 쉬었다 가라는 말을 많이 듣고, 그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권 대표가 호텔을 시작하기 직전 아르헨티나 정부가 태환정책을 포기하며 하루아침에 달러환율이 폭등했는데, 모두가 추이를 지켜보기로 하고 사업투자를 망설이던 시기에 권 대표는 '이때가 기회'라고 생각하고 호텔을 시작했다.
 
권 대표가 호텔을 준비하던 당시만 해도 깔라파떼는 아직 개발되지 않아, 호텔다운 호텔이 몇 없었고, 뻬리또 모레노 빙하도 아는 사람만 찾아오는 곳이어서, 깔라파떼 시내에서 뻬리또 모레노 빙하까지 약 80킬로미터의 도로도 포장되지 않은 자갈길이었다.
 
지금은 시내에서 차로 한 시간이면 가지만, 구불구불하고 거친 길이라 오래전에는 세 시간이나 걸려야 빙하에 도착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공사도 쉽지는 않았다.
 
깔라파떼에 건축자재가 별로 없기도 했지만, 고급스럽게 짓지는 않더라도 내 집처럼 좋은 재료를 쓰려는 권 대표의 욕심에 모든 재료는 물론 인부까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가져왔다.
 
자재 운송은 보통 일주일이 걸렸고, 봄에 눈이 녹아 홍수가 나거나, 겨울에 길이 얼면 한 달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목재는 우수아이아에서 나는 붉은빛의 '렝가(Lenga)'를 공수해 썼고, 가구용 목재인 렝가를 가구는 물론 건물 외벽에도 사용한 호텔은 깔라파떼에서는 린다비스따가 유일하다.
 
고가의 렝가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달러 환율의 급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뻬소화로 거래하는 목재 가격이 급락하는 양상이 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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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대표는 깔라파떼 지역의 관광지뿐 아니라, 역사와 그 배경까지 꿰뚫고 있고, 그 이유는 돈만 좇아 일하는 것보다 지적 자산을 쌓기 위해 계속 공부를 해야 한다는 그의 인생철학이 배경에 있었다.
 
여행안내서나 가이드에게도 듣지 못한 사실을 하나 전해주기도 했는데, 그 하나가 '깔라파떼'의 어원이다.
 
포르투갈계 스페인 탐험가 마젤란(스페인어명 페르난도 마가야네스)이 스페인 국왕의 후원으로 세계 일주를 나섰을 때, 아르헨티나 해안을 따라 남으로 이동하다 해협(후일 마젤란 해협으로 명명)에서 폭풍우를 만나 배가 난파됐을 때, 빠따고니아 지방에서 열매를 으깨 배를 고치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그것이 '엘 깔라파떼'이고, 깔라파떼는 성서 창세기에서 노아가 방주를 만들 때 누수 방지를 위해 역청(나무 기름으로 만든 아스팔트)을 칠한 것을 'Calafatear'라고 했고, 깔라파떼 열매로 역청 대신 배를 보수한 데서 열매의 이름을 '엘 깔라파떼'라고 했고, 나아가 도시의 이름이 됐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1920년과 이듬해 벌어진 '빠따고이나 반란'과 대학살을 비롯해 깔라파떼와 빠따고니아의 역사적 배경까지 세세히 설명했다.
 
호텔 이름을 '린다비스따'로 지은 배경도 흥미롭다.
 
성서 창세기에 보면 창조주가 천지 만물을 지을 때마다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성서 저자가 서술하고 있는데, 여섯째 날에 창조를 마친 후 돌아보며 '심히 좋았더라'고 한 데서 호텔 이름 짓기가 시작됐다.
 
보기에 좋은 것을 스페인어로 'Buena Vista'라고 하고, 최고로 좋을 때 'Linda VIsta'라고 하지만 흔히 쓰는 표현은 아닌데, 천지만물 창조를 마친 창조주의 기쁨과 깔라파떼의 아름다움, 손님들이 느끼는 기쁨을 표현하기에 적절하다 여겨 '린다비스따'로 결정했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이 호평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깔라파떼의 이정표로 여겨지는 이름이 됐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동안 한국인 커플이 뻬리또 모레노 빙하 가는 교통편을 묻기 위해 린다비스따 프런트를 찾았다.
 
한눈에 배낭 여행하는 이들인 것을 알아볼 수 있었고, 경비를 아끼려 호스텔과 같은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지만, 한인이 운영하는 호텔이 있다는 것을 알고 관광정보를 얻으려 방문한 것이었다.
 
겨울철에는 깔라파떼도 쉬는 기간이어서 호텔은 물론 절반 정도의 식당과 여행사, 상점이 쉬는데, 5월부터 9월까지 비수기를 제외하고 린다비스따는 연중 만실이다. 비수기에도 50% 정도 투숙객이 있는데, 객실 수도 적고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음에도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는 '내 집처럼 편안함'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권 대표가 반복해서 강조하는 '단순히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라, 계속 공부를 통해 지평을 넓혀 누구나 부담 없이 접근하는 곳'이 되려는 노력이 곳곳에 배어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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