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7.06.05 09:50

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_노루에게 뿔이 있다면 고라니에겐 엄니가 있다

In 건강

고라니와 노루를 어떻게 구분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라니는 왜소한 편이라 몸무게가 10킬로그램이 조금 넘고 수컷은 송곳니가 변한 긴 엄니를 가지는 반면, 노루는 덩치기 커 30킬로그램이나 되고 수컷에 뿔이 있다(암컷은 없음). 여각자불여치(與角者不與齒)라, "뿔을 준 자에겐 이빨을 주지 않는다"는 말이 여기서 나왔을까? "날개를 준 자에겐 발을 두 개만 준다"고 했으니, 세상만사 공평하기 짝이 없다.

 

얼핏 보면 비슷해 보이는 노루와 고라니의 가장 큰 차이점은 노루에겐 뿔이 있지만 고라니에겐 뿔 대신 커다란 엄니가 있다는 점이다.

 

고라니는 발굽이 둘인 우제목, 사슴과의 포유동물로 몸길이 75~100센티미터, 어깨높이 45~55센티미터, 꼬리 6~7.5센티미터, 몸무게 9~14킬로그램이고 암수 모두 뿔이 없는 대신 위턱에는 커다란 엄니가 있는데 수컷은 8센티미터나 되지만 암컷은 0.5센티미터쯤으로 겉으로 들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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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는 중국과 한국이 원산지로 '중국 고라니'와 '한국 고라니', 두 아종으로 나뉜다. 큰 이빨은 잇몸에 느슨하게 박혀 있어 풀을 뜯을 때는 안면근을 써서 뒤로 살짝 채칠 수 있으나 적수가 나타나면 잽싸게 바짝 세워 겁을 주며, 맞고 때리는 힘겨운 암놈 차지 싸움에 이 엄니를 곧잘 무기로 쓴다. 외진 강가의 갈대밭이나 비산비야(非山非野)의 농지, 열린 늪지대에서 지내며 헤엄을 썩 잘 치기에 'water deer'라 불리기도 한다.

 

가슴 부위는 조붓하며 비쩍 마른 다리와 길쭉한 목을 하고, 앞다리보다 뒷다리가 긴 탓에 엉덩이가 어깨보다 높아서 토끼처럼 껑충껑충 뜀뛰기를 한다. '노루귀'란 풀을 닮은 동그란 귀는 매우 작고, 꼬리는 짧아서 보통 때는 눈에 띄지 않을 정도인데 발정기가 되면 수놈이 꼬리를 치켜들어 보이기도 한다. 거친 털은 위쪽이 옅은 갈색이며 아랫배는 하얗고, 주둥이가 길고, 훌쭉한 얼굴은 적갈색에 가깝다. 대개 새벽녘과 저녁참에 활동한다.

 

텃세를 세게 부리는 수놈은 영역 표시를 하느라 오줌똥을 갈겨 구리고 지린내를 풍기거나 사방에 풀을 물어뜯어 흩어 놓기도 한다. 또 땅바닥을 움푹 파고는 발굽 사이에 있는 '제간선(蹄間腺)'의 냄새를 묻혀 놓거나 눈 아래에 있는 '안하선(眼下腺)'의 향을 나무에 발라 놓는다.

 

다음은 생리 생태가 비슷한 노루 차례다. 체장 95~135센티미터, 어깨높이 65~75센티미터, 체중 15~30킬로그램으로 고라니보다 훨씬 몸집이 크다. 20~25센티미터에 이르는 곧추선 뿔은 수컷에게만 있으며, 끝에는 3~4개의 짧은 가지를 친다. 오래된 뿔은 빠지고 얼른 새로 난다. 위급하면 산이 떠날듯이 개 짖는 소리를 내며, 가을엔 두꺼운 겨울털로 바꾸는 털갈이를 하는데, 그때 희끄무레한 엉덩이에 심장 무늬가 나면 암컷이고 콩팥 모양이면 수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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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족을 자랑하는 녀석들은 화들짝 달려가다가도 엉거주춤, 한 자리에 우두커니 서서 귀를 쫑긋 세우고 목을 길게 치켜 빼고는 말똥말똥 실눈으로 사방을 힐끔거리는 버릇이 있다.

 

그리고 둘도 없는 겁쟁이라 "노루 제 방귀에 놀란다" 하고, 꼬리가 2~3센티미터밖에 안 되어 "노루 꼬리가 길면 얼마나 길까?" 하는 말도 있다. 깊이 자지 못하고 자주 깨는 잠을 '노루잠'이라 하고, 어설프고 격에 맞지 않는 꿈 이야기를 '노루잠에 개꿈'이라고 한다. 또 노루 발굽을 닮은 '노루발장도리'라는 연장도 있다.

 

예전엔 시골에 노루가 흔해서 그놈들을 잡아 껍데기를 벗기는 것을 자주 봤다. 그런데 그때 보면 노루 살가죽 밑에 웬 놈의 구더기가 그렇게 구물구물, 버글거리던지.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은 모두 쇠가죽파리의 유충들이었다. 쇠가죽파리는 소나 말, 사슴 같은 동물에 기생하는 파리다.

 

벌[蜂] 꼴인 쇠가죽파리가 앞다리에 내지른 알을 핥아 삼키고, 입안에서 까인 유충이 식도 근육을 파고 들어가 피를 타고 살갗 밑으로 간 것들이 피하에서 성충이 된 다음에 두꺼운 살갗을 뚫고 나오게 된다. 이때 숭숭 구멍이 난 가죽은 상품 가치를 잃는다. 그리고 노루와 고라니도 말[馬]처럼 순수한 초식성이어서 지방 성분을 먹지 않기에 쓸개가 퇴화하여 없다.

 

노루를 잡아서 그 껍데기를 벗겨 보면 쇠가죽파리의 유충을 흔히 볼 수 있다. 쇠가죽파리는 나중에 성충이 되면 노루의 살갗을 뚫고 나온다.

 

노루나 고라니를 멀리서 야간 촬영해 보면 눈에 불을 켠 것처럼 보이는데, 이 '귀신 눈' 같은 불빛은 일종의 '붉은 눈 효과(red-eye effect)'라는 것이다. 어두운 밤에 카메라 렌즈를 사람 얼굴 가까이에 대고 사진을 찍어 보면 두 눈동자가 무섭게도 새빨갛게 나온다. 어둠 속이라 눈동자가 한껏 커져 있어서 그때 플래시를 터뜨리면 빠른 빛이 망막에서 다시 반사하여 아직 닫히지 않은 동공을 통해 카메라에 찍히는데 이때 눈알이 붉게 보이는 것은 집토끼의 눈이 붉은 것처럼 망막 뒤에 분포한 혈관들의 붉은색이 반사된 탓이다.

 

한데, 유달리 푸른 눈을 가진 백인들에서 그런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그들의 수정체에 멜라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은 색소를 듬뿍 지닌 흑인이나 황인들보다 더 '붉은 눈'이 나타난다. 야행성 동물들의 눈빛이 동물에 따라 흰색, 푸르스름한 색, 녹색, 황색, 적색 등 여러 색으로 찍히는 것은 플래시의 세기나 각도, 수정체의 색소들이 결정한다고 알려져 있다.

 

야행성 동물의 눈은 그 종류에 따라 흰색이나 푸른색, 녹색, 황색, 적색 등으로 사진기에 찍힐 수 있는데 이는 플래시의 세기나 각도, 수정체의 색소 등에 따라 결정된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6658&cid=58467&categoryId=58467&expCategoryId=58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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