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7.05.26 10:37

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_쥐꼬리만큼만 월급을 받으면 우리는 부자

In 건강

쥐는 무엇보다 남다르게 왕성한 번식력을 지닌 다산하는 포유동물이다. 보통 임신 기간은 24일로 한배에 새끼를 6~7마리 낳으며 6주 후면 젖을 떼고, 그것들이 한 달 후면 다시 새끼를 밴다. 말 그대로 기하급수로 늘어나니 이른바 '성공한 동물'이라 할 수 있다. 사람도 다르지 않다. 자식이 많은 집안이 번성하고 인구가 넉넉한 나라가 창성한다.

 

중국과 인도를 보면 알 수 있지 않은가? 우글우글 천덕꾸러기로 여겼던 사람들이 곧 국력이다! 언제나 수업 시간에, '아들 딸 구별 말고 다섯에서 일곱만!' 하고 외쳤을 적에 남학생들은 푸근하게 배시시 웃는데, 여학생들은 놀라 나자빠지면서 나를 짐승 취급하곤 했다.

 

적어도 셋은 낳아야 한다고 평생을 애써 힘줘 말해 왔건만 이미 우리나라 인구는 급격히 줄게 생겼다. 스스로 개체 수를 줄이려 드는 동물은 아마 인간밖에 없을 것이다. 생물들은 하나같이 종족 보존을 하겠다고 저리도 죽자 살자 싸우는데 신기한 일이다.

 

쥐 하면 흔히 집 주위에 사는 집쥐와 들쥐, 생쥐, 시궁쥐, 곰쥐들을 일컫는데, 분류학적으로 쥐는 설치목, 쥐과에 든다. 여기서 '설치(齧齒)'라는 말은 '갉아 대는 이빨'이란 뜻이다. 끌 모양의 앞니 한 쌍씩이 위아래로 나 있어서 그것들이 끊임없이 자라는지라 닳게 하느라고 잇따라 딱딱한 나무나 전선을 쓸고 갉아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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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는 잡식성이지만 주로 딱딱하고 야문 곡식이나 열매, 나무 줄기 등을 먹기에 이가 자꾸 자라지 않으면 시나브로 닳아빠져 몽당 이빨이 되고 만다. 얼마나 쥐의 이가 야문지 예전엔 내처 곳간 구석에 구멍을 내고 들락거렸다. 요새 같으면 시멘트로 싹 발라 버리면 되겠지만 그땐 그런 것을 구경도 못 했으니 마른 밤송이를 끼워 대신 효과를 보곤 했다.

 

쥐는 예전부터 죽음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래서 쥐가 옷이나 침대 시트 등을 갉아 먹으면 그 사람에게 죽음이 가까워져 왔다고 여기기도 했다.

 

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800종이나 되며 젖빨이 동물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람쥐과 4종과 쥐과 12종을 모두 합해서 16종의 쥐가 살고 있다. 생쥐를 길들인 '마우스(속명 Mus)', 쉬궁쥐를 길들여 마우스보다 훨씬 크고 꼬리가 긴 '래트(속명 Rattus)', 햄스터, 기니피그, 모르모트 등 아주 많다. 그러고 보니 책상 바닥에다 놓고 밀었다 당겼다, 이리저리 쓱쓱 움직이는 컴퓨터 입력 장치도 '마우스'라고 불린다.

 

쥐는 전 세계적으로 약 1,800여 종이 살고 있을 만큼 그 수가 많다. 이는 모든 포유류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번식에 있어서 쥐는 가장 성공한 동물임에 틀림없다.

 

흔히들 '쥐꼬리만 한 월급'이라고 하는데 사실 얼토당토않은 빈말이다. 집쥐의 꼬리는 제 몸통보다 훨씬 더 길쭉한데 어찌 쥐꼬리를 짧다거나 작다, 적다고 할 수 있을까. 어쨌거나 쥐의 긴 꼬리는 높은 곳을 감아 오르거나 전깃줄 따위에서 몸의 균형을 잡는 등 생존에 큰 몫을 한다.

 

이쪽의 바지랑대에서 저쪽 끝으로 이어진 가느다란 빨랫줄을 타고 쪼르르 내달리는 외줄타기 재주꾼이 바로 쥐다. 원숭이를 비롯해 긴 꼬리를 가진 동물들은 많은데, 쥐나 원숭이들은 나무 타기나 줄타기를 할 적에 꼬리로 몸의 균형을 잡을뿐더러 기우뚱거려도 꼬리로 나뭇가지나 줄을 붙들어 떨어지지 않는다.

 

쥐의 꼬리는 쥐의 몸 길이보다 더 길다. 쥐는 이 긴 꼬리로 높은 곳을 감아 오르거나 몸의 균형을 잡는다.

 

녀석들은 야행성이라 예전에는 어둑해지기만 하면 난데없이 사랑방 천장에서 '도르르 와르르' 떠들썩하게 이리 누비고 저리 날뛰기 시작했다. 뿔이 나도 힘겹게 꾹꾹 누르며 한동안 참다가 도저히 더 못 견디고 드디어 헐레벌떡 일어나 할아버지 담뱃대로 천장을 꽝꽝 쳐서 호통을 쳐 보지만 그때만 잠시 잠잠할 뿐 금세 판치고 쏘다니니 사람이 제풀에 지치고 만다.

 

차라리 내가 귀를 닫는 수밖에 없다. 발정기에 걸린 암컷 한 마리가 먼저 앞서 또르르 달려가면 떠돌이 수놈들이 떼거리로 허덕허덕 우르르 기를 쓰고 끈질기게 암컷을 바짝 뒤따른다. 어이없게도 녀석들을 꼬드겨 달래 보겠다고, "서생원, 잠 좀 잡시다" 하고 달래 보기까지 하지만 들은 체 만 체다. 오죽했으면 천장 구석을 잘라 내고 거기에다 맑게 빛이 통하는 유리판을 붙여 놔 보기도 했을까.

 

이 고얀 놈들이 천장을 짓밟으며 마침내 아무 데나 오줌을 찔끔찔끔 깔겨 대니 종이에 번져 어디 하나 성한 데가 없이 누렇게 얼룩덜룩 지저분한 추상화를 그려 놓기 일쑤다. 쥐 무리나 토끼들은 콩팥에서 물을 재흡수하기에 소변이 아주 적고, 오줌이 무척 진해서 유독 지린내가 코를 톡 쏜다. 토끼에게 아까시나무 잎이나 클로버와 같은 풀을 줄 때 물기를 닦아 내고 주는 이유도 신장(腎臟)이 하도 실해서 먹이에 든 물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에 괜히 물 묻은 것을 먹고 설사를 할 수도 있어서다.

 

쥐 이야기를 하다 보니, 생뚱맞게도 어머니가 가위로 싹둑싹둑 내 머리카락을 잘라 주시던 옛날 생각이 새삼 떠오른다. 조금도 '쥐 뜯어 먹은 것' 같지 않게 맨둥맨둥 곱게도 까까머리를 깎아 주시곤 했다. 하염없이 흐르는 모진 세월이라는 지우개가 모든 추억을 깡그리 지워가건만 어머니 생각은 못내 잊히지 않고 속속들이 화석처럼 오롯이 남아 있는 것이 참 신통하다.

 

<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6657&cid=58467&categoryId=58467&expCategoryId=58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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