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08.09 16:26

댓글에 휘둘리는 심리… 왜?

In 건강

한 대형 여가수 소속사가 악플(惡+reply, 악성 댓글)에 선처 없이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악의적 비방과 허위사실 유포, 성적 희롱 등을 일삼고 있는 온라인 악성 게시물에 대해 강경하게 법적으로 처리하겠다.”고 한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지금까지 견뎌온 게 대단하다.”며 “선처해주지 말고 악플러들이 이게 범죄라고 느낄 수 있게 해달라.” “내가 봐도 상처받을 만한 악플들이었다. 힘내세요!”라며 응원을 하고 있다. 댓글로 인한 이슈로 연예계부터 정치계까지 벌집 쑤신 듯하다. 사실 댓글에 관한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인터넷 정보에 댓글을 달 수 있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2007년 자살한 한 여가수의 자살 원인이 악플에 의한 우울증 악화로 꼽히기도 하고, 최근에는 정치적으로 이용이 될 정도로 댓글의 힘은 막강해졌다. 그렇다면 댓글을 다는 사람들, 혹은 댓글을 보는 사람들은 어떤 심리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댓글, 악플을 다는 사람들…왜?

인터넷에서 댓글을 달 수 있는 환경을 보면 익명성이 보장되어 있다. 떳떳이 실명이나 사진으로 자신의 신분을 명확하게 밝히고 악플을 달게 하면 달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익명성이 보장돼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마음속에 억압되어 있던 부정적인 감정을 발산하면서 해소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연예인이나 유명인을 비난함으로써 자신의 우월감을 확인하고 순간적으로 짜릿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우월감을 느끼고 싶다는 것은 내재된 열등감이 있다는 뜻이다. 그것에서 비롯된 부정적인 감정은 남을 비난하고 공격하고 싶은 본능으로 발휘되기 쉽다. 악플들을 보면 기사의 주인공이 되는 사람의 업적이나 인기 등에 대해 주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부러우면 진다고 근거 없이 부정적 시각으로 자신의 부러움에 색을 입혀 비방한다. 그 글을 볼 상대방이 어떤 느낌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한마디로 공감의 부재다.

공감이란 상대방이 어떠한 마음일지 상상할 수 있는 능력과도 맞닿아 있는데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능력과도 관계가 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공감능력이 떨어져 있게 되면 당연히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는, 또는 이해하려는 능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자신에 대한 비난, 자신에 대한 열등감을 악플로 상대방에게 투사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정당한 비판과 의견을 내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필요한 능력이지만 인격 모독, 근거 없는 비방은 뒤틀린 자신의 내면을 반영하는 것일 수밖에 없다.

댓글을 보는 사람들의 심리

정치적으로 악용이 될 만큼 댓글은 힘이 커졌다. 한두 개의 댓글이 모이기 시작하고 이것은 다수의 의견으로 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불특정 다수, 즉 군중으로 보이고 사람들에겐 군중심리로 작용하게 된다. 군중심리 중에는 ‘동조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집단의 압력에 의해 개인이 태도와 행동을 변화시키는 현상을 말한다.

폴란드의 심리학자 애쉬의 심리실험을 보면 동조현상에 대해 잘 알 수 있다. 7명의 피실험자를 모은 후 아래 그림을 보여주며 오른쪽 A, B, C 중에서 어떤 선과 길이가 같은지 물어보았다.

이 실험에 참가한 7명의 피실험자 중 6명은 실험을 하기 위해 고용한 사람들이었고, 고용된 사람들은 모두 틀린 답을 대답했다. 나머지 한 사람은 뭐라고 대답했을까? 피실험자 75% 이상이 다른 6명의 오답에 동조하여 틀린 대답을 했다고 한다.

▲애쉬의 동조실험(Asch’s conformity experiment)

이 글을 읽는 순간, ‘나는 절대 그렇지 않아. 나는 독자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각자는 다른 의견과 생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은연중에 받는 군중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댓글에도 이런 심리가 반영될 가능성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누른 ‘베스트 댓글’을 주된 여론이라 여기기가 쉽다. 그러다 보니 무비판적으로 ‘대세’를 따를 수도 있는 보통의 네티즌들도 같은 댓글을 추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잘못된 정보가 담긴 댓글도 3번 이상 반복되면 신뢰도가 70% 이상 올라가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반영한다.

댓글을 다는 사람들의 심리, 댓글을 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렇게 이해하고 나면 훨씬 객관적인 태도를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정책적으로도 댓글에 대한 개선대책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들도 댓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볼 필요가 있다.

댓글을 달 때는 내가 다는 댓글이 상대방에게 어떤 마음의 파장을 일으킬지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댓글이 나에게 달렸다면 나는 과연 견뎌낼 수 있는지, 수용할 수 있는지 말이다. 댓글 엔터를 누르기 전 내가 받기 싫은 비난의 말은 상대방도 받기 싫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떠올릴 때다. 댓글을 달 때 내 신분을 밝혀도 괜찮을 댓글을 다는 것이 당당한 사람의 비열하지 않은 자세가 아니겠는가.

그리고 댓글을 볼 때는 아무리 다수가 찬성하는 의견이라 하더라도 쓰이지 않은 의견을 가진 또 다른 다수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나만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이 이 시대의 진정한 인터넷의 시민 ‘네티즌’일 것이다.

하나현 원장은 현재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기반감정코칭학과 전임교수이자, 브레인트레이닝 심리상담센터 압구정점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뇌를 활용한 감정코칭을 통해 사람들이 스스로를 힐링하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출처> http://www.ikunk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2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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