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02.09 10:05

'고현정 사태' 무엇이 진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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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고현정 쌍방과실…시청자 피해보상은 누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고현정 사태' 파문이 좀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온갖 이야기가 쏟아져나오고 있다.

 

'폭행의 진실'과 '리턴'의 촬영 상황부터 크게는 한국 드라마 제작 시스템, 스타의 권력에 관한 담론까지 '고현정 파문'이 확대일로다. 그 와중에 고현정을 향해 달렸던 댓글 내용은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SBS TV 수목극 '리턴' 방송 도중 주인공 고현정이 하차하면서 빚어진 이번 '고현정 사태'를 둘러싼 쟁점을 짚어본다.

 

◇ SBS-고현정 쌍방과실…피해는 시청자 몫

'리턴'이 전체 16부 중 7부까지 방송된 상황에서 주인공이 돌연 하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당연히 '누구의 잘못이냐'에 궁금증이 쏠리는데, 분명한 것은 SBS와 고현정의 쌍방과실이다. 양측 모두 시청자 앞에서는 죄인이다.

 

SBS는 고현정이라는 배우의 특성과 개인적 성향, 전력 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그런데도 고현정이 필요해 캐스팅했다. 고현정을 감당할 준비와 각오가 돼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방송이 50%만 된 상황에서 고현정의 일련의 행동이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이유로 주인공 교체를 결정했다. 부상이나 질병의 사유가 아니라 제작진과의 불화로 배우가 교체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리턴'의 연출자가 배우 관리 능력, 리스크 대응 능력이 없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고, SBS 역시 시청자에 대한 약속을 저버렸다.

 

고현정은 그간 촬영현장에서 목소리를 강하게 내온 것으로 유명하다. 불합리한 상황을 지적하는 데도 앞장섰지만, 종종 이성과 상식을 넘어선 감정표출과 행동으로 문제가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이번 드라마에서도 톱스타로서 예우를 받았고, 남자 주인공인 이진욱과 여자 조연 정은채를 캐스팅하는 데 힘을 발휘했다. 이진욱은 성추문에 얽힌 후 활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정은채는 고현정의 소속사 후배다. 고현정의 회당 출연료가 수천만원에 이르는 것은 물론. 그러나 고현정은 연출자와의 대립 끝 결국 드라마를 중도에 포기해버렸다.

 

이들의 싸움으로 피해는 시청자가 보게 됐다. 멀쩡히 보고 있던 드라마의 주인공이 하루아침에 바뀌어버리게 됐고, 그로 인해 드라마의 제작과 흐름이 흔들릴 수밖에 없게 됐다.

 

◇ "하차 통보" vs. "자진 하차"

고현정의 소속사는 8일 새벽 기습적으로 입장을 발표하면서 "SBS의 하차 통보를 받아들인다"는 말로 이번 하차가 배우의 뜻이 아닌 'SBS의 통보'라고 규정했다.

 

SBS의 설명은 다르다. 지난 5일 고현정이 연출자와 크게 싸우고 촬영장을 이탈한 후 돌아오지 않았고, 연출자와의 화해를 수차례 요청했으나 거부했다는 것이다.

 

고현정이 당일 연출자에게 욕을 하고 발길질을 했다는 이야기까지 외부에 퍼져나갔을 정도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았지만, 고현정의 소속사는 "연출자를 때리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으며 "연출자에게 미안한 것도 없다"고 단호하게 밝혔다. 연출자 폭행은 없었고, 싸움이 있었다 해도 이유가 있었고, 고현정의 잘못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소속사는 구체적인 이야기는 꺼리면서도 연출자에 대한 불만이 상당함을 숨기지 않았다.

 

'폭행설'을 낳은 5일 상황이 불에 기름을 끼얹은 형국이지만, '고현정의 문제'는 촬영 초반부터 내내 이어졌다는 게 SBS의 주장이다. 전체 촬영 일수의 절반 이상을 지각한 것은 물론이고, 작가와 PD에게 욕설을 퍼부었으며, 대본 수정을 수시로 요구하면서 온갖 '횡포'를 부렸다는 것이다. SBS는 7일 밤 제작진과 고현정의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고현정의 교체를 검토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처음에는 고현정의 '불성실함'도 명문화했었다. 그러나 배우에 대한 비난의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내부 이견으로 1시간 후에는 '불성실함'이라는 말은 뺐다.

 

한 관계자는 "사실 SBS가 입장을 발표했을 때까지만 해도 고현정의 사과를 끝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몇 시간 후 새벽에 고현정 측이 바로 하차를 받아들인다고 발표하면서 상황이 끝났다"고 전했다.

 

이어 "고현정이 연출자에게 절대로 사과를 할 생각이 없다며 결국 자진 하차를 한 것이지만, 형식적으로는 SBS가 하차를 시킨 것이 돼버렸다"고 덧붙였다.

 

 

◇ 폭행설의 진실은…"당시 상황 진술 확보" vs. "때리지 않았다"

고현정의 연출자 폭행설을 낳은 5일 '리턴'의 촬영현장에는 스태프 포함 7명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SBS는 이들에게서 당시 상황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놓았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런저런 입을 통해 당시 상황이 흘러나오고 있고 굉장히 심각한 수준으로 상황이 치달았음이 공개됐다. 고현정이 연출자에게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했으며 발길질을 퍼부었다는 구체적인 증언까지 나왔다. 그러나 고현정의 소속사는 계속해서 "때리지 않았다"며 반박한다.

 

한 관계자는 "고현정이 난동을 부린 것이 명백함에도 그게 폭행은 아니라고 착각하는 듯 하다"며 "연출자가 다친 것도 아니고, 서로 언성을 높이고 싸운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스태프의 진술에 따르면 고현정과 연출자 간 신체접촉은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것을 '폭행'이라고 볼 것이냐에는 견해차가 존재한다.

 

◇ "쪽대본 없었다"…"열악한 드라마 현장 불만 제기"

온갖 추측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쪽대본 때문에 불거졌다는 설까지 나왔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촬영 전 이미 6부까지 대본이 나와 있었고 8부 대본도 일찌감치 나왔다는 게 '리턴' 관계자들 공통된 증언이다.

 

한 관계자는 "고현정은 초반부터 자신의 비중과 역할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고, 작가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비난을 퍼부었다"며 "그로 인해 작가가 혼란에 빠지고 뒤로 갈수록 대본이 더뎌진 것이지 쪽대본 운운은 말도 안 되는 허위 사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드라마 '리턴'의 주연 고현정

드라마 '리턴'의 주연 고현정(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배우 고현정이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리턴'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8.1.15
ryousanta@yna.co.kr

 

쪽대본은 없었지만, 고현정이 배우와 스태프를 대표해 한국의 열악한 '생방송 드라마' 촬영현장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는 말도 나왔다. 연출자와 개인적인 의견차도 컸지만, 기본적으로 수십 년 째 바뀌지 않는 드라마 제작 현장의 불합리함에 대해 이번에도 목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고현정이 밤샘 촬영, 한파 속 촬영 등에 따른 피로를 표출하면서 연출자와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해석이다.

 

이런 와중에 오는 14일 방송되는 8부에서 고현정 분량이 삭제됐다는 보도까지 나왔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리턴' 측은 "8부 법정 장면은 촬영을 마친 상태로 정상 방송된다"며 "고현정 씨가 아직 촬영 못한 다른 장면들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이야기의 흐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은 고현정이 찍어놓은 분량은 다 활용할 예정이며, 9부부터 출연할 대체배우를 물색 중이다. 박진희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누가해도 부담이 큰 상황이다.

 

◇ 180도 바뀐 댓글 양상…외모·연기력 논란→방송사 갑질·여혐 비난으로

고현정에 대한 인터넷 댓글은 하차 전후로 180도 달라진 양상이다. '리턴'의 제작발표회부터 지난 1일 6부가 방송될 때까지 '리턴'과 관련한 댓글에서 고현정에 대한 부분은 대부분 악플이었다. 그의 외모를 지적하는 글이 이어졌고, 연기력 논란까지 일었다. 고현정 소속사 역시 "연기력 논란까지 이는 등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고현정 씨가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현정과 제작진의 불화가 드러난 7일을 기점으로 댓글은 전혀 달라졌다. 90% 이상이 고현정을 절대적으로 옹호하는 댓글이다. 여배우에 대한 방송사의 갑질이라는 지적 속 때아닌 '여혐' 논란으로까지 프레임이 바뀌어버렸다. 고현정 관련 기사에는 수백~수천 개의 옹호 댓글이 순식간에 달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여혐 논란으로 가져가려는 댓글 움직임이 확인된 게 사실"이라며 "본질은 사라지고 여혐 논란이 키워드가 됐다"고 밝혔다.

 

 

<출처> http://www.yonhapnews.co.kr/entertainment/2018/02/09/1101000000AKR20180209116900005.HTML?template=7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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