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등록 : 2018.02.05 09:59

권오길의 괴짜 생물 이야기 _식물이 아닌 숲의 요정, 버섯

In 건강

찌들게도 못 얻어먹어 낯바닥에 까슬까슬한 석이버섯처럼 더덕더덕 달라붙었던 마른버짐(건선)을 '건 버섯'이라고 한다. 늙어서 생기는 '저승 버섯'도 있지만 당연히 둘 다 버섯이 아니다. 어쨌거나 괜스레 침 뱉으면 마른버짐이 생긴다고 어머니는 언제나 무섭게 타일렀다. 이렇게 버섯 이야기를 할 때마다 저승에 계시는 어머니가 생각난다. 저승길이 대문 밖에 있다 하지 않는가. 머잖아 나도 가야 할 길인데, 내가 가면 어머니가 날 정녕 알아보실까?

 

숲에는 푸나무가 단연 주인인데, 곁다리로 청설모와 어치(산까치)에다 청아한 소리를 질러 대는 휘파람새까지 나를 반긴다. "숲은 큰 나무 하나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말을 실감한다. 독불장군이 없다는 말이다! 길섶 후미진 곳에 여태 없었던 버섯들이 느닷없이 수두룩하게 나타나서 버섯 밭을 이룬다.

 

가까이 다가가 눈여겨 들여다보면 그 매력에 홀딱 반해 아연할 따름이다. 어쩌면 저 어여쁜 것들이 저렇게도······. 현란한 색깔에 옹기종기, 올망졸망 흩뿌려져 있는 것이, '숲의 요정'이란 말이 딱 들어맞는다. 모름지기 오래 머물지 않고 한나절 살다가 이내 사라져 버리는 것들이 더더욱 아름답다.

 

어쨌거나 버섯은 동물도 아니고, 식물도 아니다. 생물을 끼리끼리 묶어 보면 동물, 식물, 균류, 세균을 포함하는 단세포 생물로 나뉘는데, 의당 버섯은 균류(곰팡이)에 든다. 뭉뚱그려 말하면 버섯이 곰팡이고 곰팡이가 버섯이다. 발가락 사이의 무좀, 이불이나 책갈피에 피는 곰팡이나 가을 송이가 다 한통속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식용버섯이 많다지만 다 품격이 달라서 일 송이, 이 능이, 삼 표고, 사 석이로 순서를 매긴다. 그것들이 다 곰팡이류다! 참고로 '석이버섯'은 순수한 버섯이 아니고, 깊은 산골의 큰 바위에 붙어 사는 지의류이다.

 

호오(好惡)를 떠나서 버섯은 지구 생태계에서 분해자의 몫을 톡톡히 한다. 지구에 사람은 없어도 아무 탈이 없지만 버섯이 없으면 큰일 난다. 잘 알다시피 생태계는 생산자(녹색식물)와 소비자(동물), 분해자 셋이 서로 어우러져 있고, 분해자는 곰팡이와 세균들로, 그것들은 썩힘(부패)을 담당한다. 썩어 문드러지는 것은 진정 바람직한 일이다.

 

인간이 쏟아 내는 배설물이나 죽은 시체 등이 썩지 않고 온통 길바닥에 흐드러지게 널려 나뒹군다면 어떻겠는가? 배설물이나 주검을 치우는 것은 주로 세균들의 몫이고, 산야의 죽은 풀이나 나무 둥치를 어서어서 썩정이로 삭이는 것은 버섯이 도맡아 한다. 아무튼 썩은 물질들은 모두 거름이 되어 식물의 광합성에 쓰이고, 그리하여 돌고 도는 물질 순환이 일어난다. 그래서 버섯을 '숲의 청소부'라 일컫기도 한다.

 

균류에 속하는 버섯은 '숲의 청소부'라 불리기도 하는데 분해자로서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버섯을 영어로는 'mushroom'이라 하는데, '여성용 밀짚모자', '벼락부자', 또는 원자폭탄 실험을 했을 때 떠오르는 '버섯 모양의 구름' 같은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럴듯한 비유들이다. 어쨌거나 버섯 홀씨(포자)는 어둡고 눅눅한 곳에서 싹을 틔운다. 홀씨에서 가느다란 실이 뻗어나니 이를 팡이실(균사)이라 하고, 균사가 접합하여 덩어리를 지워 올라오니, 버섯을 먹는다는 것은 곧 균사 덩어리, 즉 자실체를 먹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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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의 생김새는 모두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제일 위에 삿갓 모양의 균모(갓), 아래에 자루(대), 그 아래에 대주머니가 있으며, 갓 아래에는 부챗살 닮은 주름살이 수많이 짜개져 있는데 그 속에 포자를 담는다. 갓은 돔 꼴로 둥그스름해서 두꺼운 흙을 밀고 솟아오를 때 흙의 저항을 줄일 수 있게 되어 있다.

 

버섯은 삿갓 모양의 균모, 자루, 대주머니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갓 아래 부챗살을 닮은 수많은 주름 속에는 포자를 담고 있다.

 

버섯은 "못 먹는 버섯 3월부터 난다"고, 독버섯이 되레 일찍부터 온 사방에서 설친다. 버섯을 잘못 따다 먹으면 끓여도 독이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큰 곤혹을 치를 수도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고 반풍수 집안 망한다"는 말처럼 좀 안다고 뽐내다가 변을 당하기 쉽다.

독버섯에 든 무스카린(muscarine), 무시몰(mucimol) 등의 독성분은 신경계는 물론이고 간이나 콩팥까지 망가뜨려 놓는다. 예쁜 버섯에 특히 독이 많다. 옛말 중에 그른 것이 없으니, 감언이설(甘言利說), 구밀복검(口蜜腹劍)이라고 달콤한 말속에 속임수가 들어 있는 것처럼 버섯도 예쁠수록 조심해야 한다.

 

독버섯은 약 30종 정도가 알려져 있는데 먹으면 설사, 구토, 복통, 환각 등을 일으키며 간이나 신장 조직이 파괴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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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3436687&cid=58467&categoryId=58467&expCategoryId=58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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